채용 프로세스 · 2분
채용 프로세스는 어디서 새는가
서류, 과제, 면접, 레퍼런스. 단계마다 무엇을 걸러야 하는지와 실제로 무엇이 걸러지는지가 다릅니다. 응답률 50퍼센트인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짚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는 어디서 새는가
채용 프로세스를 단계로 그리면 깔끔합니다. 서류를 걸러 면접을 보고 레퍼런스를 확인하고 뽑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각 단계가 무엇을 걸러 내는지를 따져 보면 설계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
단계마다 무엇을 걸러야 하나
| 단계 | 걸러야 하는 것 | 실제로 걸러지는 것 |
|---|---|---|
| 서류 | 이 자리와 무관한 경력 | 글을 못 쓴 사람. 경력이 맞아도 문장이 약하면 떨어집니다 |
| 과제 | 혼자서 끝까지 할 수 있는가 |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 재직 중인 지원자가 먼저 빠집니다 |
| 면접 | 같이 일할 수 있는가 | 말을 잘하는 사람. 준비된 답과 실제 경험이 안 갈립니다 |
| 레퍼런스 | 본인 진술이 사실인가 | 인맥이 있는 사람. 연락할 사람을 지원자가 고릅니다 |
각 단계가 원래 걸러야 하는 것과 실제로 걸러 내는 것이 다릅니다. 그 차이가 그대로 손실입니다.
제안 응답률 50퍼센트가 뜻하는 것
채용담당자에게 응답률을 물어보면 절반쯤 된다고 답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나쁜 숫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다음 문장이 문제입니다. "이력서만 보고 만나기엔 애매해."
응답이 왔는데 만날지 말지를 못 정합니다. 서류에 적힌 것으로는 판단이 안 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합니다. 일단 만나 보거나, 애매한 채로 넘깁니다. 앞쪽은 면접 시간을 쓰고 뒤쪽은 맞을 수도 있었던 사람을 잃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이력서 양식이 아닙니다. 서류에 적힐 수 없는 것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면접보다 앞에 있고 면접보다 가벼운 단계요.
서류에 적힐 수 없는 것
- 기여 범위. 그 일을 몇 명이 했고 본인 몫이 어디까지였는지
- 성과의 진위. 그 숫자가 어느 규모에서 나왔고 같은 기간에 다른 것도 바뀌었는지
- 문제의식. 그 문제를 본인이 발견했는지 받았는지
- 환경 궁합. 그 회사가 할 일이 내려오는 구조였는지 스스로 만드는 구조였는지
- AI 활용 실체. 도구를 써 봤다는 것과 그것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것의 차이
이 다섯은 이력서에 적으려 해도 적히지 않습니다. 적으면 자기 자랑이 되고, 안 적으면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물어야만 갈립니다.
단계를 하나 더 넣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세스에 단계를 더하면 지원자가 더 떠납니다. 그래서 늘리는 게 아니라 앞당기는 쪽이어야 합니다. 서류에서 이미 갈리는 것은 묻지 않고, 안 갈리는 것만 짧게 묻고, 그 기록을 그대로 담당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담당자는 만날지 말지를 이력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실제로 한 말을 보고 정합니다. 면접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할 사람을 고르는 재료가 달라지는 것입니다.